네, 저는 크게는 4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고, 세세하게는 8번의 이직을 했습니다.(몇몇 회사는 굉장히 빠르게 이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돔황차! RUN! ) 지방에서 중소기업, 중견기업을 다녀본 경험으로 말해보는 "좋은 회사 고르는 소소한 팁"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분류 | 매출 | 잡플래닛 | 블라인드 | 내 별점 | CEO | 우리 팀 대빵 |
청소해주는지 | ERP | 이직 시 연봉 인상율 |
중소 | 100억대 | 1.9 | - | 1 | 창업주 | 전무 | X | 자체 | - |
중소 | 100억대 | 1.8 | - | 3 | 월급사장 | 이사 | X | 자체 | 25% |
중소 | 10억대 | - | - | 3 | 창업주 | 사장 | X | 기타 ERP | 0% |
중견 | 2,000억대 | 2.2 | 2.4 | 1 | 창업-아들 | 전무 | O | 자체 | 14% |
중소 | 100억대 | 4 | - | 4 | 월급사장 | 본부장 | X | SAP ONE | 16% |
중소 | 1,000억대 | 2.5 | 2.8 | 3 | 창업-아들 | 팀장(부장) | O | 자체 | 1% |
중견 | 500억대 | 2.6 | 3.3 | 2.5 | 월급사장 | 팀장(이사) | O | X | 6% |
중견 | 6,000억대 | 2.8 | 2.9 | 2.8 | 월급사장 | 부문장 | O | SAP qui | 8% |
전 첫 직장을 "알바"한다는 느낌으로 아무 곳이나 되는 대로 다녔습니다. 이게 인생이 꼬이는 첫 번째 길이었던 것이죠. 실제로 첫 회사는 4개월 다니고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이때 선택한 직무로 지금까지 회사생활하고 있는데,
여러분들,
"첫 직장이 정말 중요합니다!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전 동생한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취업이 늦어도 좋다. 무조건 첫 직장을 잘 가야 한다. 제 조언 덕인지, 제 동생은 대기업에 합격해서 열심히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은 불행할지언정, 돈은 많이 벌잖아?
1. 잡플래닛, 블라인드 3점 이하는 거르자.
정말 잡플래닛, 블라인드 점수 3점 이하는 거리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100% 믿으셔도 됩니다. 어느 회사든 팀바팀이지만, 기본적인 회사 분위기란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 마음속 별점과 잡플, 블라인드 점수가 그렇게 크게 차이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 더 견딜 수 있느냐의 정도만 차이 날 뿐, 후기는 정말 진실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직 사회 초년생인데, 선택한 직무가 고생만 하는 직무라면, 재빨리 직무를 바뀌는 걸 추천합니다. 어떤 회사를 가든, 힘없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직무가 있는데... 그 직무는 어딜 가도 고생하고, 힘들고, 인사공고가 자주 뜨죠...잦은 이직에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네.....그러니 아직 기회가 있을 때, 귀족 직무로 변경하세요!!
2. 어떤 ERP를 쓰는지
자체 ERP 쓰는 회사는 거릅시다. 이름 있는 ERP 쓰는 회사는 그나마 조금 더 나았습니다. Wehago, Ecount던가, Cloud Ace라든가, Amaranth라든가, K-system 이라든가. 이런 이름 있는 ERP를 쓰는지! 전 이 포인트를 꽤 중요하게 보는데 실제 업무를 함에 있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비효율적으로 일하지는 판단할 수 있는 힌트이기 때문입니다. 이름 있는 ERP를 쓴다는 것 자체가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를 원한다"는 경영진의 의사표시 같은 것이고, 비싼 ERP를 사용할수록, 효율성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니까요. 전 SAP가 가장 좋았는데, SAP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가 보더라고요. T-code 쓰는 SAP은 구식이었고, 데이터 관리에 불편했습니다.
3. 월급사장
창업주거나 창업주의 가족이 대표인 회사는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중견기업에, 코스닥 상장회사를 다닌 적이 있는데 창업주의 아드님이 대표였죠. 그 회사가 제가 다닌 회사 중에서 가장 꼰대스러운 회사였습니다. 직원의 편의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고, 윗분들은 회장님-사장님한테 알랑방구 뀌느라 참 바빴습니다. 물론, 창업주 아들이라고 해도 전혀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엔 이게 굉장히 희귀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경험 상, 월급 사장님이 직원의 복지, 연봉에 더 관대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4. 업력
정말 좋은 중견기업, 대기업을 다니는 게 아니라 그냥 중소기업을 다니는 거라면 차라리 업력이 짧은 회사를 추천합니다. 전 회사의 쓸데없는 "규칙"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업력이 오래될수록 이건 암묵적인 규칙이 더 많더라고요. 게다가 제 경험상 대부분의 경우 업력이 오래되었다는 건, 시스템이 더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문제가 터지면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에서 임시방편으로 수정, 보완해 나간 것이 대부분이라 요즘에 와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거죠. 그렇지만 이 방식이 너무 고착화되어서 수정하려면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도 없어집니다. 규모가 클수록 더욱더 고칠 수 없기 때문에, 멍청하고 불편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것이죠. 그럴 바에야, 차라리 업력이 오래되지 않고, 규모가 단출해서 내 마음대로 업무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회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 커리어의 초반에 등장하는 별점 3점짜리 회사들이 그런 회사들이었습니다. 사무실 직원이 20명 내외, 업력이 10년~20년 사이의 회사라,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얼마든지 회사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5. 중견기업이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중견기업이 더 나았습니다. 잡플래닛 후기를 읽다 보면 "말만 중견이지, 중소기업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일한다"와 같은 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중소, 중견을 다 다녀본 입장으로써 그래도, 중견이 낫다! 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어떤 점에서 더 나은 가 하면 오직 하나 "복지". 복지의 영역에 한해서 중견기업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업무는 중견기업이 더 개차반 같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규모가 더 클수록 무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쓸데없는 규칙"이 생겨나고, "불필요한 단계"가 추가되고, 소통이 불확실 해지더라고요. 업무 담당자를 찾는 것도 일이랄까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복지는 중소기업에 비해 중견기업이 확실히 낫기 때문에, 눈앞에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면 중견기업을 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소한 복지부터, 여름휴가비, 명절비, 성과급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저에겐 복지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
6. 인성
대기업에서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겠습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이라면 면접 볼 때, 면접관의 인성을 확인하세요. 면접관이 젠틀했다면,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정도의 젠틀함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인성이 되는 사람을 뽑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면접 때부터 거슬린다면 애초에 가지고 않았지만, 약간 "물음표"였던 회사들의 결론은 항상 "괜찮은 동료가 없다."로 귀결되었습니다. 후반 부의 회사들은 그래도 팀원들의 인성이 퇴사의 원인이 되었던 적은 없었을 정도로 무난한 인성을 가진 분들을 팀원으로 두었죠.
이직을 많이 하다 보니 저만의 기준이 나름대로 생겼고, 지금은 눈만 높아진 게 아닌가 합니다. 어떤 회사든 제 마음에 드는 회사는 없을 것 같거든요. 추가로 전 휴가를 잘 쓸 수 있는지, 쓸데없는 규칙들이 없는지,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등등으로 좋은 회사를 평가하곤 합니다.
지금 회사도 충분히 나쁘지 않은 회사지만 여전히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데이터 관리가 되지 않고, 수직적이고, 쓸데없는 규칙이 많고, "워라벨"이 상당히 나쁩니다. 거기다 가장 큰 문제로 회사 시스템 상, 경영상 어쩔 수 없는 영역이 있고, 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으리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장 퇴사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지금 회사보다 괜찮을 회사를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연봉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이직할 수 있을까? 이 2가지만 고려했을 때,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니 앞으로 몇 년은 가만히 엎드려 있어야겠다고 오늘은 다짐하고, 내일은 또 퇴사하고 싶고, 왔다 갔다 반복되는 나날입니다.